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12일 거룩한 사람들

이종훈

2월 12일 거룩한 사람들

 

수도복을 입고 하느님 말씀을 전하고, 제의를 입고 예수님의 몸과 피를 축성하며 하느님의 백성들에게 나눠준다. 하지만 수도복과 제의를 입고 있는 이 사람은 전하는 그 말씀 그리고 성체와 성혈과는 너무나 다르다. 전혀 거룩하지 않다.

 

어떤 영성가가 쓴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고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는지 모른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이 훌륭한 신부님도 나와 같은 고민을 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거룩한 말씀을 전하고 전례를 행하는 이 몸은 더럽지 않다. 이 몸을 움직이는 마음이 거룩하지 않은 것이다. 본래 거룩하지 않은 것인지 거룩해지고 싶지 않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 사람은 거룩하지 않다.

 

병이 날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자이라고 비난받을 만큼 철저히 살고, 그 반대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유롭게 살아도 보지만 거룩해지지 않는 것은 매마찬가지다.

 

사실 많은 사람이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당신은 죄인이라고 고백하셨다.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죄인이라고 부연하셨다. 우리의 행위와 노력으로 거룩해질 수 있고 또 그렇게 거룩해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하늘나라라면 그곳으로 오라는 주님의 초대는 그리 반갑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하늘나라는 어떤 곳이어야 주님의 초대가 한없이 감사하고 반가울까?

 

예수님, 주님과 함께 하늘나라가 우리 곁으로 다가왔으니 마음을 바꾸어 그곳의 평화와 기쁨을 얻어누리게 하소서.

길의 인도자이신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저희의 발길을 하늘나라로 인도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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