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6일 참된 맛

이종훈

4월 6일 참된 맛

 

요리는 그 식재료의 맛을 살리는 것이란다. 그래서 맛있고 좋은 음식의 핵심은 좋은 재료이다. 재료가 좋으면 별다른 요리방법을 몰라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재료가 좋지 않아 그 맛을 내지 못하니 조미료를 많이 사용해서 결국 본래 그 음식과 다른 맛을 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음식의 모양과 이름만 다르지 그 맛은 다 똑같은 것 같다. 맵고 짜고 달고. 마치 모든 음식의 맛을 평정시키는 라면스프를 넣은 것 같다.

 

교우들 대부분은 성경을 잘 읽지 않고 교리도 잘 모른다. 그러니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의 가장 쉬운 먹잇감이라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교우들이 나쁜 것은 아니다. 성경도 교리도 모르는 교우들이나 매일 미사를 봉헌하는 사제들과 하느님의 집에 사는 수도자들이나 하느님을 모르는 것은 매 마찬가지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사람들도 예수님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았다. 바리사이들은 엄격하게 열심히 살았고, 율법학자들은 공부를 많이 해서 지식이 많았다. 반면에 일반사람들은 먹고살고 바쁘니 율법도 잘 지키지 못했고, 성경도 율법도 잘 알지 못했다. 오죽하면 율법도 모른다고 저주받은 백성이라는(요한 7,49) 욕까지 먹었을까. 그래도 그들은 예수님의 설교를 듣고 감동을 받았지만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속은 것이라고 그들을 크게 나무랐다. 성전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만나 뭔가 다른 것을 경험했고 그것이 그들이 예수님에게 함부로 손댈 수 없게 했다(요한 7,46). 한 마디로 거룩함을 체험 한 것이다. 반면에 지도자들은 그들의 엄격한 금욕생활과 많은 지식 때문에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했다. 하느님을 찾는 노력들이 오히려 장해물이 된 셈이다.

 

성경도 교리도 잘 모름이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위축될 필요는 없다. 예수님은 율법을 공부하고 연구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다. 단지 당신을 믿고 사랑하라고만 하셨다. 맛있는 음식은 조미료가 아니라 좋은 재료가 만들 듯이 지식과 생활방식이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하고 참되게 살고 싶은 열망이 좋은 사람을 만든다. 복잡하고 거친 세상 속에서 참된 하나의 길을 발견하고 그 길을 따라 걷는 이들은 참 행복하다. 그렇게 살기를 열망하는 이는 성경도 교리도 잘 모르지만 예수님이 직접 그의 친구가 되어주실 것이다.

 

참 좋으신 하느님, 하늘나라를 찾아가는 저희 여정에 아드님을 보내주셨으니 고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거나 엄격하게 살지 못해도 거기에 다다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진리의 길로 이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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