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27일(부활팔일축제 토요일) 신뢰

이종훈

4월 27일(부활팔일축제 토요일) 신뢰

 

죽었다가 되살아남을 믿기 쉽지 않다. 그래도 믿어야 한다. 사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해를 요구하신 적이 없다. 단지 믿으라고만 하셨다. 부활도 마찬가지고 지금 여기에 살아계시며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믿어야 한다(마태 28,20).

 

보이고 이해되는 것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믿음은 억지와 체념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하심과 사랑에 대한 신뢰이다. 세상을 보면, 아니 멀리 볼 것도 없고 당장 여의도의 현실만 봐도 과연 하느님의 선하심과 능력을 믿어도 될지 의심스럽다. 하느님의 방식으로는 세상의 평화와 구원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래도 믿어야 한다. 어느 수사님은 당신이 만들어 놓은 세상을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는데도 참고 기다리시는 하느님의 겸손과 인내를 보라고 하셨다. 그분은 참고 기다리다가 마침내 그 분노를 폭발시키는 우리와는 다르게 지금도 인류구원을 위해서 묵묵히 계속 일하신다. 하느님은 우리가 아무리 약속을 안 지켜도 당신은 당신이 하신 그 약속을 지키는 아니 지켜야만 하는 분이시다(2티모 2,13). 우리를 부르신 하느님은 성실하시기 때문이다(1테살 5,24; 1코린 1,9; 10,13; 묵시 19,11). 누가 하느님을 막아설 수 있겠나?

 

보여 달라고 하지 말자. 들은 대로 믿자. 만약 믿지 못해 주님께서 진짜로 내 앞에 나타나신다면 첫째로 내가 받을 것은 꾸지람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마르 16,14). 그리고 둘째로 받을 말씀은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일거다. 주님은 나를 믿으신다. 뭘 보고 그러시는 지 알 길이 없지만 그분은 나를 믿고 또 보내신다. 그게 사랑인가보다.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여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인간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라면, 세례로 새롭게 태어난 그리스도인들은 거기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명을 받아 실천한다. 그렇다고 거창한 것을 생각해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묵묵히 내가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한다. 사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버거운 계명이 있을까? 어제는 실패했어도 오늘 다시 한다. 오늘도 실패하면 내일 다시. 우리는 실패해도 하느님은 반드시 당신의 뜻을 이루실 것이다. 나는 전능하신 하느님을 믿는다.

 

하느님, 부활은 하느님의 힘입니다. 죽음을 죽이시는 하느님 편에 서 있겠습니다. 제가 기도하지 않아도 주님은 당신 뜻을 이루십니다. 그런데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계속 기도함은 제가 당신 반대편에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저희에게 전능하신 하느님께 대한 무한한 신뢰심을 심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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