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21일 평화의 근원

이종훈

5월 21일 평화의 근원

 

예수님은 당신의 운명을 알고 계셨다. 바보가 아닌 이상 당신이 겪으셔야 하는 수난과 죽음이 제자들과 당신께 희망을 걸었던 이들을 얼마나 혼란스럽게 할지 모르셨을 리가 없다. 그래서 그분은 평화를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

 

평화라는 말이 주는 고요함과는 정반대로 예수님의 그 말씀이 마음을 강렬하게 끌어당긴다. 그만큼 평화를 갈망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경쟁하듯이 연일 보도되는 감당하기 어려운 소식들과 사회와 공동체 내의 갈등과 불목 그리고 내가 원하는 선과는 반대로 원하지 않는 악을 선택하는 내 안의 분열까지 나와 우리 모두에게 평화는 가장 귀한 선물이다.

 

바로 그것을 주님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 모진 고통과 죽음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아시면서도 피하지 않으셨으니 주님이 지닌 평화가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알고도 남는다. 그들은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선동자 하나를 자기들이 없앴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것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당신의 사랑을 알리고 평화를 선물로 주시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제자들이 당신을 오해하고 그들이 승리한 줄 알아 마음이 산란해져 두려워할까봐 그런 일들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다 말씀해주셨다. “나는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다. 일이 일어날 때에 너희가 믿게 하려는 것이다. 나는 너희와 더 이상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겠다.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에게 아무 권한도 없다. 그러나 내가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명령하신 대로 내가 한다는 것을 세상이 알아야 한다(요한 14,29-31).”

 

나와 우리가 하느님 안에 있고 그분의 뜻을 따를 때 평화로울 것임을 잘 안다. 사회와 공동체는 말할 것도 없고 나 자신도 하느님의 뜻을 잘 모르고 안다고 해도 그대로 잘 따르지 못하는 데 어떻게 예수님의 마음처럼 평화로울 수 있겠나? 그런 날이 오기보다 차라리 모두가 죽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설령 실패하고 실수하고 다 이루지 못해도 우리가 주님께 등을 돌리지 않는 한 주님의 사랑은 내 안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창조주가 우주 역사의 마지막 날 저녁에서야 나타난 종(種)인 인간에게 그런 치욕과 죽음을 당하면서까지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셨는데 어떻게 의심할 수 있겠나? 내 몸과 피 안에 부모님의 유전자가 새겨져 있다면 내 영혼과 영 안으로 그리스도의 피, 하느님의 사랑이 흘러들어오고 있다. 이 믿음이 평화의 근원이다.

 

예수님, 주님이 지니고 사셨던 그 평화를 저에게도 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평화의 길로 이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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