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17일 새로운 삶

이종훈

6월 17일 새로운 삶

 

자연은 자연의 법칙을, 세상은 세상의 법칙을 따른다. 세상의 법칙이란 이익 승리 힘 등이다. 아마 그래서 경쟁과 폭력이 생겨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자연도 살기 위해서 경쟁하고 싸운다. 동물들은 먹고 먹히고 식물들도 햇빛을 더 받거나 덜 받기 위해 다툰다.

 

바로 이런 세상 속으로 하느님이 들어오셨다. 우리는 경쟁과 폭력이라는 유전자를 물려받아 태어났지만 그분은 그런 것들이 필요 없는 하느님의 힘으로 태어나셨다. 경쟁과 폭력의 세상 속에서 사랑과 비폭력의 세상을 선포하시고 당신 먼저 그렇게 생활하셨다. 마지막으로 위선과 폭력을 자비와 비폭력으로 품어 안으셔서 구원의 문을 활짝 열어 놓으셨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마태 5,39-42).” 정말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경쟁 복수 폭력의 유전자를 지닌 우리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제의를 입고 미사를 봉헌하고 수도복을 입고 거룩한 말들을 선포하지만 그 옷을 입고 그런 말을 하는 이는 죄인이다. 그는 세상에서 나고 거기서 세상원리를 배우고 자랐다. 그에게 복음의 씨앗, 하느님의 말씀, 예수님의 삶이 심어졌다. 뼈 속까지 세속적인 인간 안으로 하늘나라의 삶이 들어왔다. 세속적인 마음이 복음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이 바보 같은 삶에 이상하게 매력을 느낀다. 그렇다고 세상의 법칙을 거스르는 이 하늘나라의 법칙에 따라 온전히 산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못 산다고 누구도 나무라지 않는데 왠지 모를 미안함과 죄책감까지 느낀다. 참 이상하다. 거기에 뭔가 특별하고 신성한 것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오늘도 두렵고 떨리지만 그렇게 살기로 결심한다.

 

예수님, 주님은 저희들의 고통과 고민을 다 아십니다. 그런데도 그 바보의 삶을 말씀하시고 당신 먼저 그렇게 사셨습니다. 십자가의 상처는 복수가 아닌 그런 일을 저지른 이들의 구원의 길이 되었습니다. 영웅은 많은 사람들의 원망과 상처 그리고 복수심을 만들지만 주님의 세속적인 패배는 그 모든 것들을 없앴습니다. 비폭력이 폭력을, 선이 악을 이겼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저희에게 그 진정한 승리를 가르쳐주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진리와 생명의 길로 이끌어주소서. 그 길에서 넘어질 때마다 위로하고 격려해주소서. 위선이 아니라 패배자가 될까봐 두려워서 그리고 아직 그 새로운 삶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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