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예수성심대축일) 품어 안는 거룩한 마음
예수님은 당신의 마음을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고 기뻐하는 목자의 마음에 비유하셨다. 이 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 하신 말씀이었다(루카 15,3). 그들은 예수님이 세리와 죄인들을 물리치기는커녕 오히려 반기는 것 같아 못마땅했을 것이다.
그들은 의롭게 살려는 사람들이었다. 율법공부뿐만 아니라 그에 따라 엄격하게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그들의 ‘열심’이 오히려 하느님과 더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들이 그토록 열심히 공부한 율법의 제정자를 알아보지 못했고 십자가에 매달아 살해했다.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
그들은 분리시켰다. 다른 이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이 더 의롭다고 우월하다고 착각하고 기뻐했다(루카 18,11). 그 근거는 열심히 그리고 엄격하게 사는 그들의 생활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심판자는 하느님이시고 게다가 그렇게 딱딱하고 차가운 마음 안에 하느님은 사실 수 없었다. 차고 메마른 땅에서는 아무 것도 자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는 데 다른 이의 조언과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럴 수 없다. 의로움과 겸손은 늘 함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품어 안으셨다. 그분이 물리친 것은 악령들뿐이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도 품어 안으시려고 그런 비유말씀을 하셨다. 모든 것을 품어 안으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복잡하고 시끄러웠을까? 온갖 죄인과 병자들로 가득 차 있으니 그분의 마음이 상처 받아 피 흘리는 것은 당연하겠다. 몇 안 되는 가족도 품어 안기 이렇게 힘든데 어떻게 세상 모든 이들을 그렇게 할 수 있겠나? 하느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예수성심대축일을 사제성화의 날로 지낸다. 모든 날이 그래야함을 잊지 말라는 뜻 일거다. 분리하지 말고 품어 안는 마음을 지니라는 스승님의 분부일거다. 그 말씀으로 마음이 뜨거워지지만 그게 전부인 것 같다. 예수님처럼 모든 것을 품어 안을 수 없다. 나도 안기고 숨어들어야 하는 죄인이기 때문이다. 사제는 구세주가 아니라 그분을 세상에 알리는 사람이다. 다 품어 안을 수 없어도 분리하지는 말 것이다. 어렵고 불편해도 조금만 더 참을 지어다. 그러면 좀 나아질 거다.
거룩하신 대사제이신 예수님, 오직 주님만이 참 사제이십니다. 말재간과 몇 개 안되는 재주로는 피 흘리는 주님의 마음을 닮을 수 없습니다. 주님의 상처를 더 깊이 깨닫게 도와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의 수난과 죽음까지 지켜보셨으니 이 세상에서 당신이 품지 못할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죄인의 피난처이신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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