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9일 버림 사랑 평화

이종훈

 

7월 9일 버림 사랑 평화

며칠 전 겪었던 작은 사건이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별일 아니지만 황당하고 억울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현장에서 상대방에게 제대로 응대하지 못한 자신이 못마땅해서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 제대로 응대하지 못해서 억울하게 느끼는 것 같다. 돌아와 조용히 생각하면서 그때 이렇게 말하고 저렇게 행동할 걸 하며 후회하고 그렇지 못했던 자신을 나무란다.

사람을 대하는 일은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이다. 정말 백인백색이다. 같은 한국말인데도 그 뜻을 다르게 이해하고 사실과 진실보다는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강조하고 과장한다. 사건과 갈등의 본질에 가닿으려면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말싸움을 하며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담긴 그대로 말하며 단순하게 지내면 참 좋겠다.

예수님도 그러셨다. 좋은 일만 하고 옳은 말씀만 하며 당신이 보고 들은 진리를 그대로 말했지만 일부 사람들은 반기지 않았다. 그분을 모함했다. 마귀 들려 말 못 하는 이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그가 말을 하자 바리사이들은 “저 사람은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마태 9,34).” 하였다. 어처구니가 없는 비논리적인 평가이다. 그러니 그건 그들의 시기와 질투의 마음의 표현이다. 그래서였을까, 예수님은 그들의 억지 주장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으시고 하시던 좋은 일을 계속 이어가셨다. 그래도 계속 그들이 그러자 그제야 그들의 틀린 생각을 차근차근 설명하셨다(마태 12,22-32), 당신을 부정해도 좋은데 성령을 거스르면 큰 탈이 날 거라고.  

 


사람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 추측과 상상을 경험한 것처럼 말하며 확정한다. 그리고 조금은 많게, 작은 것은 크게, 많고 큰 것은 작게 조금만 증언한다. 모두가 자신을 보호하고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이다. 결국 거짓과 위선의 시작은 자기 자신인 셈이다. 진실과 진리 안은 언제나 평화롭다. 진리는 몰라도 진솔하면 평화의 반은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만나는 모든 이를 사랑하려고 한다면 그 나머지 반의 절반은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이 자신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 그 절반이 채워져 평화가 완성될 것이다. 예수님이 간직하셨고 또 우리에게 주시려는 그 평화 말이다. 

평화의 주님, 주님이 아버지 하느님을 사랑하셨던 그 사랑을 저에게도 주십시오. 아무리 찾아봐도 여기서는 그런 사랑을 찾을 수 없습니다. 주님처럼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골치 아프고 몸이 고달프고 마음은 아파도 저의 영혼은 늘 평화 속에 살 수 있을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의 마음속으로 저를 인도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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