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18일 ‘있는 나’

이종훈

7월 18일 ‘있는 나’

 

한일 관계가 점점 나빠진다. 현대판 항일독립운동을 하는 느낌이다. 그런데 우리는 누구와 맞서 싸우나? 일본도 일본 사람도 아니다. 그놈은 1%의 기득권층을 움직이는 악이다. 악의 실체는 모르나 그의 작용만은 분명히 느낀다. 무역전쟁과 불매운동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정작 일반 서민들이다. 한일 관계가 더 좋아지게 하시려고 하느님께서 이렇게 하신 것이라고 말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선하신 하느님에게서 이렇게 악한 작용이 나올 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는 게 참 복잡하다. 좀 단순하게 편하게 살 수는 없을까? 지켜야 할 규칙도 해야 할 의무도 많고 그 모든 것을 다 지키고 완수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예수님 시대 사람들도 지금 우리보다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들은 종교와 정치가 하나인 제도 아래에서 살아서 오늘 우리보다 더 큰마음의 짐을 지고 살았을 것이다. 그 마음의 짐은 단지 규칙과 의무 불이행을 넘어 구원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절망감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그런 마음의 짐을 보고 당신 친히 느끼셨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 11,28-29).”

 

언제 들어도 큰 위로와 희망이 되는 말씀이다. 그분이 하느님이 아니라면 하실 수 없는 커다란 약속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그분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이다. 성서에서 온유와 가난은 같은 뜻으로 쓰인다. 가진 것이 없어서가 하나밖에 없어서 가난이다. 그분을 살게 하는 양식은 하느님의 뜻이었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요한 4,34).” 그래서 그분은 아버지께서 당신을 사랑하신 것처럼 제자들을 사랑하셨고, 그들이 그 사랑 안에서 살기를 바라셨다. 당신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서 사셨고, 제자들도 당신의 계명을 지켜 당신 사랑 안에 살기를 바라셨다(요한 15,9-10). 그분의 그 바람이 곧 하느님의 마음이다.

 

세상사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다. 통신망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은 이미 글쓴이의 해석이니 그 사건 자체를 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우리는 악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없다. 그 대신 우리는 싸우지 않고 그의 도전과 공격을 견디어내며 하느님의 계명,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잊지 않고 지킨다. 이번 일로 고통받는 많은 한국 일본의 서민들을 위해 기도한다. 1%의 기득권층을 위해서도 기도하지만 그들이 마음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큰 권력과 그 많은 재물에 눈이 가려져 하느님도 살해하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그분은 부활하셔서 지금 여기에서 그리고 세상 마지막 날까지 우리와 함께 사신다. 그분의 이름이 ‘있는 나(탈출 3,14)’이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주님은 영원히 살아계시고 저희도 그렇게 되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아드님을 믿는 것입니다. 복잡하고 교묘한 세상사를 모두 알 수 없고 사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제가 살 길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느님을 가장 닮은 이름을 지니셨고 그분 친히 우리를 어머니의 자녀가 되게 하셨으니 당신의 그 힘센 이름답게 저희를 영원히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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