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11일 하늘시민의 꿈

이종훈

9월 11일 하늘시민의 꿈

 

예수님은 당신을 따라나선 제자들을 바라보시며 말씀하셨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루카 6,20).” 제자들은 스승을 따르느라 집과 형제나 자매, 아버지나 어머니, 자녀나 토지를 버려 스스로 가난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들을 부르신 예수님이 먼저 그러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머리 둘 곳조차 없이 가난하게 되셨다.

 

예수님의 명령과 당부가 없어도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를 바란다. 예수님도 행복하지 않으셨다면 제자들에게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세속적으로는 행복하지 않아 보인다. 집도 가정도 없고 힘도 부도 명예도 지니지 않으셨다. 세상에서는 철저하게 가난하셨다. 무덤에 누워있는 사람처럼 아무것도 가지지 않으셨다.

 

그분의 행복은 저 위 하늘에 있었다. 그 전에 저 하늘에서 사셨던 것처럼 여기 세상에서 그렇게 사셨다. 여기에서 찬란한 것들이 저기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것들은 죽음으로 그 광채를 모두 다 잃어버린다. 여기 것은 저기로 하나도 가져갈 수 없다. 그러려고 자신과 함께 땅 속에 묻었던 이들도 있었지만 그것들은 결국 모두 남의 것이 돼버렸다.

 

무덤에는 썩은 육체만 있다. 거기서 행복은 조금도 생각할 수 없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우리는 여기서 이미 죽었고 저기서 다시 새롭게 태어났다. 거기에는 예수님이 하느님 오른쪽에 앉아 계신다. 그러니 위에 있는 것만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아직 그 시간이 오지 않았을 뿐이지 나는 이미 여기서는 죽었다. 그 대신 저기서 나의 새 생명이 자라고 있다(콜로 3,1-3).

 

무덤에서 행복을 생각할 수 없고, 쓰레기처럼 내다버린 탐욕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 그런데도 아직도 그 쓰레기 더미를 뒤적거리곤 한다. 그것들이 나를 얼마나 비참하고 불행하게 만들었는지 생생하게 기억하면서도 자꾸 그런 바보짓을 한다. 땅의 것은 잊고 하늘의 것을 바라보자. 거기에 참되고 영원한 행복이 있다.

 

예수님, 하늘에 계신 분이 땅에 잠시 내려오셨으니 여기에 주님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늘에 다 있었습니다. 주님을 따라 하늘 시민으로 살기를 바라지만 내다 버린 것들의 미련이 남아있습니다. 위의 것만 생각하려 하지만 보이지 않으니 자꾸 의심이 생깁니다. 믿음이 부족하니 믿음을 더해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늘 시민의 삶을 더 갈망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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