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3월 20일 진리를 향한 발걸음

이종훈

3월 20일 진리를 향한 발걸음

 

지나는 길에 ‘미군철수 반대’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을 봤다.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주장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이어 달려있는 ‘종전선언반대’라는 현수막을 보고서는 나라가 자신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주장임을 직감적으로 알게 됐다.

 

진리는 다수결이 아니고, 양심에 따른 결정이라도 그것이 진리를 향하기 위해서는 성찰과 식별을 거쳐야한다.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은 모든 것의 판단기준을 자신의 이익과 안위에 두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진리가 아님을 안다. 예수님이 하느님께 가는 길이고, 진리이고 생명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나의 믿음이 불완전하니 내가 그렇게 믿는다고 진리를 안다고 주장할 수 없다. 그래도 그분을 따르려고 하고 내가 걷는 길이 그분을 향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의 주장과 발걸음이 진리를 향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모범답안지처럼 인생의 매뉴얼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수백 수천만 가지 상황에 대한 매뉴얼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 해도 진리에 따라 말하고 살고 싶다. 그것만이 나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해 줄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진리가 주는 자유에 대한 바람은 나의 마음을 들뜨게 하지만, 그 발걸음은 시작부터 도전을 받는다. 세상은 진실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진실을 말하고 진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박해한다. 예수님은 세상이 하느님의 예언자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알고 계셨다. 당신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마치 미래를 내다보시듯 확신하셨고, 당신 말씀대로 정말 그렇게 되셨다. 박해, 겸손, 섬김은 진리를 찾는 이들이 이수해야 할 필수과목들이다. 진리를 찾던 사람들이 그랬고, 진리이신 예수님도 그러셨다. 그런데 그런 이들의 삶이 그게 전부라면, 예수님의 삶이 십자가 죽음이 끝이었다면 세상에는 박해 대신에 전쟁만 있었을 것이고 겸손과 섬김이라는 말은 사전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예수님은 부활하셨다. 진리는 죽지 않는다. 진실은 밝혀진다. 그러니 흔들리지 말고 두려워말고 오늘도 용감하게 앞으로 그 길로 한 발 더.

 

진리이신 예수님, 주님은 제자들에게 꽃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을 명백하게 예고하셨습니다. 자유에 대한 상상으로 들뜨지 말고 땅에 발을 단단히 딛고 땀 흘리며 한 발 한 발 주님의 뒤를 따르게 도와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제 발이 휘둘리지 않고 아드님의 길을 잘 따라갈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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